'자율이냐 강제냐.'

오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년째 계류 중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산업진흥법과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를 앞두고 인터넷게임 과몰입 방지안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 개정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핵심 쟁점은 심야시간대(자정~오전 6시)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 도입이다.

여성부는 19세 이하, 문화부는 14세 이하 셧다운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부의 개정안에는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가입 시 부모 등 친권자의 동의절차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어 게임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두 법안 모두 인터넷게임 과몰입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자는 취지지만 여성부는 제도적인 규제를 통한 강력한 통제를, 문화부는 게임산업 발전을 염려해 자율규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부처 간 팽팽한 기싸움 만큼이나 국민들의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자녀들의 게임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학부모들은 대체로 법을 통한 강제규제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도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을 막기 위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심야시간 인터넷게임 셧다운제 도입 등은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중독을 해소하고 건강한 성장 환경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여성부의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과도한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군사정권 시절 미니스커트 단속이나 통행금지령에 버금가는 규제'라며 비판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게임업계도 "친권자 동의절차 의무화는 청소년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처사로 '셧다운제'가 가져올 후폭풍도 엄청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동서대 디지털콘텐츠학부 송승근(게임전공) 교수는 "실제 청소년들의 게임비용이 부모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볼 때 '2차 유저'에 해당하는 친권자의 동의를 구하는 방식이 과도한 규제는 아니다"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산업적인 논리를 들이대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일정기간 게임에 접속을 안 하면 아이템 가중치를 주는 등 과몰입 방지를 위한 '자율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0.11.18 / 부산일보
이대진 기자 djr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