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를 마신 환각상태에서 여중생을 성추행하고 이를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하기까지 한 10대들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성낙송 부장판사)는 등교 중이던 여중생 A양(15)에게서 금품을 뺏고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모양(16)과 한모양(16)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단 이들의 수감태도가 좋을 경우 형을 2년으로 줄인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양 등은 등교하던 A양을 변태적으로 강제 추행하면서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며 "A양이 처벌을 원하는 데다 죄질이 극히 불량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양 등은 촬영한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긴 했으나 곧 삭제해 일반인에게 유포되진 않았다"며 "A양을 위해 800만원을 공탁한 점과 환각상태서 분별력이 떨어졌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가출해 함께 생활하던 김양과 한양은 지난해 7월 본드를 흡입한 뒤 서울 금천구 모처에서 등교하던 A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리자"며 접근했다. 휴대전화를 빌린 김양 등은 "하루만 전화를 쓰자"며 돌려주지 않았고 이에 반발하는 A양을 인근 상가건물 화장실로 끌고 갔다.

화장실에서 수차례 A양을 폭행한 김양 등은 A양의 옷을 벗긴 채 수차례 강제 추행하고 이를 빼앗은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실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김양 등은 A양에게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줬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수감태도를 지켜보고 2년6월까지 수감기간을 줄이도록 했다.

이에 김양 등은 "적응장애와 조울증이 있는데다 범행 당시 본드흡입으로 분별력이 없었다"며 항소했다.

2011.02.17 /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