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8곳 시범운영…7월 고교용 교재도 발간

부산의 중·고교 교육과정에 성교육 과목이 정식 선택 교과목으로 신설된다. 국내 첫 성교육 전용 인정 도서도 발간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의식 함양을 위해 국내 최초로 중·고교에 성교육 선택 교과목을 신설한다고 2일 밝혔다. 다음 달 신학기부터 총 8개교(중학교 5, 고교 1, 특수학교 2)가 시범적으로 성교육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수업은 17차시(중학교)~34차시(고교) 분량이다.

성교육 전용 교과서도 제작됐다. 시·도교육감은 필요에 따라 별도의 교과서를 만들어 선택 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중학교용 교재는 현직 보건교사들로 구성된 집필진 8명이 개발을 끝내고 인쇄를 거쳐 현장에 배포될 예정이다.

총 4단원으로 ▷신체 변화와 남녀 성 심리 ▷성 건강 ▷바람직한 이성 교제와 성적 의사 결정 ▷성폭력 예방과 대처를 담았다. 단원별로 만화나 사례를 소개하고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사이버 성폭력과 미혼모 문제도 다뤘다.

오는 7월 발간할 예정인 고교용 교재는 성인으로서 준비과정인 배우자 선택이나 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 데이트 성폭력 대처 등 더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배포 전까지는 '2015년 국가 수준 성교육표준안' 자료를 활용해 성교육을 진행한다.

아직 국내 중·고교 교육과정엔 독립된 성교육 교과목이 없다. 성교육은 주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나 연관 교과(체육·과학) 시간에 보건교사 또는 외부 강사의 특강 형식을 빌려 비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금도 성교육은 1년에 15시간 의무적으로 하게 돼 있으나 학교마다 보건교사 1명으로는 부족해 체계적인 성교육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시교육청 안연균 건강생활과장은 "보건 환경 진로, 과제탐구 등 여러 개의 선택과목 중 하나로 개설함으로써 정규 교육 시간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성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신문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