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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자 뺏기' 쌍둥이 자매가 겪어내는 청춘의 굴곡들!
  박하령
  살림
  2015-03-05
   
『의자 뺏기』는 오랫동안 서로 떨어져 자란 쌍둥이 자매 은오와 지오가 벌이는 ‘발칙 발랄’한 성장기이다. 공부도 잘하고 이기적일 만큼 똑 부러진 동생 지오와 잘하는 것 하나 없고 마음에 없는 ‘오케이’만 외치는 언니 은오가 티격태격 겪어내는 청춘의 굴곡들은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커다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각박한 일상과 그들의 익사이팅한 로망을 적절하게 버무렸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책속으로...

그런 사정이 있었다. 집집마다 들춰 보면 사정 없는 집 없듯이 우리 집에도 조금은 별스런 사정이 있었다. 쌍둥이인 우리가 떨어져 살아야 했었던 사정.
사실 어린 자식을 떼 내야 할 때는 좀 더 기막힌 사연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솔직히 그건 아니었다. 말하기 쪽팔릴 정도로. 하지만 엄마는 불가피했다고 했다. 뭐, 물론 세상사의 모든 일엔 ‘입장 차이’라는 게 있어서 딱히 어떤 게 맞는 거라고 주장하긴 애매하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볼 때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였다고 본다. 엄마가 살아만 계셨다면 살면서 두고두고 그 문제를 따져 보려고 했는데…… 그래서 기필코 ‘내 말이 맞지!’ 하고 엄마를 이겨 먹으려고 했는데……. 엄마가 그런 식으로 치사하게 내뺄지는 몰랐다. 어쨌거나 우린 그렇게 자랐다. 이런 젠장!
--- pp.13-14

지오나 할머니나 그 누구도 포기해야 할 사람이 나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모두들 나를 지목하고 있는 게 보인다. 나를 향해 그려진 세 개의 화살표가 내 숨통을 조이는 기분이었다. 다만 먼젓번에 내가 발칵 화를 냈던 이력 때문인지 할머니도, 지오도 별소리 없이 딴청만 하고 있다.
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외쳤다.
“마이 턴(My turn)! 마이 턴이라꼬! 알아듣나? 인자 내 차례라꼬!”
웬 뜬금없는 말이냐는 표정으로 세 사람이 나를 바라본다. 충분히 주목받았다고 생각한 나는 힘주어 말하기 시작했다.
“내 목숨을 걸고 말하는 건데! 난 갈라 뽕도, 의자 뺏기도 안 할거고 난 절대로 포기 안 한다. 왜 또 내가 양보를 해야 하는데? 인제 난 암것도 포기 안 해! 이제 내 차례야. 내 차례라고!”
그리고 내 자신에게 세뇌라도 하듯 반복해서 중얼거렸다.
“이번엔 내 차례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밀려서 금 밖으로 나갈 것이다. 어릴 적에 그랬듯이. 그러므로 난 내 자리를 사수해야겠다는 의지로 외쳤다.
“마이 턴!”
--- pp.121-122

‘왜 학교에서는 이럴 때 소리 없이, 흔적 없이, 홀연히 사라질 수 있는 방법은 안 가르쳐 주는 거야? 쓸데없는 건 무지하게 많이 가르쳐 주면서 왜 정작 현실에 도움이 되는 건 하나도 안 가르쳐 주는 건지…… 그러고도 학교인 거야? 인생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 학교가 존재하는 거 아냐? 애들 암기력, 인내력 테스트나 하려고 학교를 만들었어?’
그리고 두뇌의 공회전이 끝났을 때 의지와 상관없는 말을 떠들어 대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는 사람은 알 거다. 사람은 때로 자기 의지와 무관한 일을 한다. 난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네가 뭘 알아! 네가 고아처럼 혼자 떨어져서 자란 나를 알아? 뭐! 우리가 쌍둥이라구? 그거 무늬만이야. 지오, 걘 어렸을 때부터 안 누린 거 없이 갖은 호사 다 누리고, 나는 거지처럼 엄마도 없이 자랐다구! 너…… 걔가 예쁘댔지? 그거 돈으로 만든 얼굴이거든? 걔 땜에 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근데 왜 내가 걔한테 잘해야 해? 왜 내가 맨날 양보해야 하냐구! 봐, 결국 너도 빼앗아 갔잖아!”
--- pp.160-161

난 그동안 솎아진 아이라는 생각 때문에 세상으로 향하는 안테나를 접고 살았다. 누군가와 닿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펴야 한다. 손에 쥔 미움의 불씨를 버리고 내 안의 상처도 털어 내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마음의 닻을 올려야 한다.
병원에서 돌아와 쓰러져 긴 잠을 잤다. 모처럼 꿈 없이 다디단 잠을 잤다. 해질녘 즈음, 잠에서 깨어나 보니 세상은 온통 푸른빛으로 번지고 있었다. 어느 시인은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았다던데 내 마음에는 튼실한 닻이 하나 오른다.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온몸이 간질거린다. --- pp.174-175

[예스24 제공]
   
제5회 살림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 『의자 뺏기』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쌍둥이 자매의 ‘발칙 발랄’한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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