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에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치는 불법 음란광고물들이 넘쳐나자 지역 여성사회단체들이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김해여성회와 여성의전화 등 15개 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들로 구성된 '아동·여성인권김해시연대'는 최근 김해지역 중심 상권인 내외동 등을 중심으로 청소년 유해 광고물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불과 1시간만에 100㎏가량을 수거할 수 있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수거된 유해 광고물은 선정적인 사진이 담긴 노래방 홍보 전단지와 성매매를 암시하는 광고물 등으로, 거리와 주택가 등에 무차별적으로 살포돼 있었다.


학원가까지 전단지 뿌려
아동·여성인권김해연대
1시간만에 100㎏ 수거
규제 강화·강력 단속 요구


김해시연대는 "도심의 유흥업소 주변은 물론이고 심지어 전국에서 학원수가 2번째로 많다는 내외동 일대와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있는 장유면 롯데마트 주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해 광고물이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소년들의 왕래가 잦은 내외동의 경우 건물 하나 건너 하나꼴로 유흥업소가 들어서 있고, 심지어 한 건물에 학원과 유흥업소가 공존하는 경우도 많아 어린 학생들이 유해성 광고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김해시연대는 밝혔다.

김해지역에서는 주류판매와 접대부 서비스가 가능한 유흥주점이 621개소, 주류 판매를 할 수 있는 단란주점이 125개소, 노래연습장 368개소 등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유해 광고물이 범람하고 있지만 관계당국의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에는 음란 퇴폐 광고물의 제작 및 설치·배포자에 대해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고 김해시의 경우 '옥외 광고물에 관한 조례'로 광고에 대한 처벌기준을 규정하고 있지만 단속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김해시연대는 지난 1일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과 김해시에 불법적인 유해광고물의 게시와 배포 행위에 대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요구하는 한편 정부에 대해서도 불법 유해 광고물 배포에 대한 처벌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연대는 이날 △유해광고물 게시와 배포행위에 대한 김해시의 강력한 단속 △유해광고물 단속과 규제 강화 △유흥가와 학교·주택가의 확실한 분리를 위한 장치 마련 등을 촉구했다.

김해시연대 권경희 회장은 이날 "관계당국의 단속과는 별도로 안전하고 건강한 주거, 교육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사회단체와 연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유해 광고물의 경우 현행범이 아니면 단속이 어려운데다 적발하더라도 처벌이 미약하고 증거보전이 쉽지 않아 실효성 있는 단속을 펴기 힘든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0.12.3 / 부산일보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